결혼 전에 연애, 연애 전에 썸 3
앞 단계를 수월하게 거치고 이 정도면 진짜 연애하는 거 아닐까? 싶은 단계까지 오신 분들에게는 우선 축하를 드린다.
이제 연애가 코앞에 와 있을지도, 이미 연애 시작 단계로 접어들었을 수도 있겠다.
상대방과 차근차근 호감을 주고 받고, 심리적 거리를 꾸준히 좁혀 왔다면 점점 서로에 대한 또 다른 감정들이 생겨나기 시작한다.
같이 있을 때 설레고 즐겁다는 마음에서, 보고싶다는 마음이 생겨나고, 그보다 더 가까워지면 서로에게 무언가를 바라고 기대하는 마음이 생겨나기 시작한다.
바라는 게 생긴다는 건? 서로에게 기대했다가 실망할 수 있고, 서운함이라는 감정이 느껴지기 시작한다는 뜻이기도 하다.
이런 서운함이 생겨난다는 것은 서로가 감정적으로 가까워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, 이런 서운함 때문에 이 단계에서 소위 '썸붕'이 일어나기 쉬우니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된다.
사실 서운함이라는 감정도 짧은 칼럼에서 다루기엔 어려운 개념이다. 서운함의 사전적 의미는 '마음에 모자라 아쉽거나 섭섭한 느낌이 있다.'라고만 되어 있지만 연애를 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것이다. '서운함'이 친밀한 사람과의 관계에서 우리를 얼마나 힘들게 하는지.
그렇기에 더더욱 썸 단계에서부터 이 서운함을 어떻게 다루는지가 앞으로의 연애를 좌우할 수도 있고, 일단 연애부터 성공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할 수도 있다.
위에서 얘기한 것처럼 상대방과 감정적으로 가까워지기 시작하면 우리는 상대에게 바라는 게 생기기 시작한다. 게다가 무슨 영화 좋아하세요? 술 좋아하세요? 같은 가벼운 탐색 단계를 지나, 점점 개인적인 얘기들을 주고 받게 되는 단계이기 때문에 나에게 좀 더 관심을 가져 줬으면... 내 얘기를 좀 더 잘 들어줬으면...하는 마음이 올라오고는 한다.
이런 마음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이럴 때 상대방에게 나의 부정적인 이야기, 감정적인 어려움을 모두 털어놓진 않길 바란다. 가벼운 고민 상담 정도는 괜찮지만, 아직 깊은 어려움을 나눌 단계는 아니다. 이 단계에서 이런 얘기들을 토로했다가는 사실 상대방한테 실망할 가능성이 높고, 결국은 서운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.
서운함은 연인 사이에서도 헤어짐을 결정할 이유가 될 정도의 감정이기 때문에 썸 단계에서 서운함을 잘 다루는 사람들을 나는 거의 보지 못했다. 서운함을 다루는 법에 대해서도 할 얘기가 너무 많지만 우선 지금 우리는 썸 단계를 성공적으로 거치고 연애까지 넘어가기 위한 과정에 대해 얘기하고 있으니 이 정도로 넘어가자.
오늘 우리는 썸의 마지막 단계에서 주의할 점 하나를 이야기했다. 이 단계를 거치지 않는 연애도 물론 있지만 이 단계를 잘 거치면 연애의 시작과 유지도 쉬운 경우가 많더라.
오늘도 어김없이 제일 중요한 점은, 어떤 단계를 거치든 우리는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할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점이다. 썸의 전반적인 과정에서도 이걸 기억해 주길 바란다. 나보다 상대방이 인식하는 썸 단계가 느린 것 같다면? 상대방에게 맞춰 주기로.
이 과정들이 잘 이루어지면 서로에게 심리적으로 자연스럽게 끌리게 되고, 성적인 끌림도 자연스럽게 일어난다. 이 설레는 과정을 어떻게 보내고 어떤 연애의 문을 열 것인지는 당신에게 달려 있다. 당신은 지금까지 이 과정을 잘 이끌어 왔는지 생각해 보길 바란다. 여전히 썸을 어떻게 타야 할지 잘 모르겠다면 당신은 아직 준비가 안 됐을지도 모른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