결혼하기 전에 애착유형 정도는 알아야
이번에는 '말이 안 통하는' 또 다른 이유인 애착유형에 대해 얘기해 볼까 한다.
애착유형이라는 용어도 다들 한두 번은 들어봤을 거라고 생각한다. 행복한 연애와 결혼을 꿈꾸면서 애착유형이라는 말 자체를 처음 들어보는 사람이 있다면 연애에 대해서 관심을 더 가지고 기본적인 지식 정도는 익히길 권한다.
애착유형에 대해서는 이미 영상도 많고, 책도 나와 있고, 재미로 하는 연애 심리 테스트에도 활용되는 개념이다. 하지만 이 애착유형을 제대로 이해하고 본인의 연애에 활용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. 서로의 애착유형만 이해해도 관계가 훨씬 덜 힘들 거라고 확신한다.
애착유형의 가장 대표적인 유형인 불안형과 회피형만 간단히 비교해 보자. 불안형은 연애할 때 많이 불안하고, 회피형은 자꾸 회피하려고 한다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. 이 둘은 삶의 방식과 가치관 자체가 다르다.
불안형은 삶의 중심에 연애와 결혼이 있는 사람들이고, 본인들이 그렇기 때문에 남들도 그러길 기대해 버린다. 그런데 회피형은 삶과 사랑이 분리되어 있고, 본인의 삶을 잘 살아가는 게 중요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절대 불안형과 같은 방식으로 연애하고 결혼할 수 없다.
불안형은 결혼을 위해서 일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고 사랑한다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, 회피형에게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는 걸 이제 알겠는가?
사실 결혼 얘기까지 가지도 못하고 데이트 단계에서 삐걱거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. 불안형은 시간 날 때마다 연락하고 만나고 싶겠지만, 회피형은 시간 나면 개인 시간을 보내야만 하는 사람들이다.
그래서 불안형이 회피형을 만날 때 제일 자주 하는 얘기 중 하나가
"너 나 사랑하는 거 맞아?"
역시 말이 안 통하고 있는 상태다. 회피형은 상대방을 위해서 이미 많은 노력을 하고 있었을 거다. 왜? 사랑하니까 그렇겠지.
그런 회피형한테 저런 대사를 날리면 회피형의 기분은 어떻겠나. 사랑해서 지금까지 노력해 왔더니… 내 마음도, 노력도 몰라주고 막말하는 걸로만 들릴 가능성이 높다.
연애도 연애지만 결혼을 할 거라면, 즉 상대방과 삶을 공유할 거라면 상대방이 나와 똑같은 방식으로 사랑하지 않는다고 오해하고 비난하는 상태여서는 안 된다. 그건 두 사람 다 불행해지는 길일 뿐.
지난 글에서 얘기한 것처럼 서로 사랑하는 마음만 있다고 해서 절대 알콩달콩 행복하게만 지낼 수는 없다. 어떤 관계든 갈등은 무조건 발생하고, 서로 말이 안 통한다면 갈등은 주로 화해가 아닌 파국으로 끝난다.
애착유형은 결국 나와 상대방이 어떤 방식으로 살아가고, 사랑하는지에 대해 이해하는 방법 중 하나인 것이다. 이걸 이해해야 서로의 애정을 오해하지 않고, 갈등이 생길 때 대화로 풀어나갈 수 있다. 서로의 애정에 대한 믿음이 없는 상태에서는 작은 갈등도 쉽게 해결하기 어렵다.
좋은 결혼을 하려면 상대방과 갈등 정도는 해결할 수 있어야 하고, 그러려면 서로 믿고 말이 통한다고 느껴야 대화가 가능하다. 서로의 애착유형을 모르면 이 과정에서 더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. 지금이라도 나의 애착유형에 대해 알아보고, 다른 누군가와 연애, 결혼을 생각할 때 상대방의 애착유형에 대해서도 관심 가져야 하는 이유가 이해됐을까?
나와 상대방의 애착유형에 대해 궁금하다면, 또는 애착유형을 알고 있어도 어떻게 성숙하게 관계를 이어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 진단지를 제출해 보길 추천한다.